레이카운티 사전점검. 84A 풀옵션 세대 리뷰

 

레이카운티 사전점검

 

10월의 마지막. 레이카운티 사전점검이 시작되었다.

부동산 사장님과 함께 전세 물건들을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아침 일찍 나섰지만 단지 입구는 차량들이 엉켜서 엉망이었다.

만약 자차를 몰고 왔다면 정말 식겁할 뻔 했다. 대중 교통 만세.

 

공사도 아직 잘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인게 확연히 보여 마음이 불편했다.

곳곳에 파헤쳐진 흙과 흩날리는 먼지들 때문에 인상이 쓰였다.

 

특히 먼 발치에서 본 3단지의 상황은 심각해보였다.

거기서 전문가 사전점검을 받은 분들이 잠시 나와 옹기종기 서서 대화 중.

이래놓고 무슨 사전점검을 하냐고 화내고 있었다.

 

3단지는 비교적 잘 꾸며놓은 1단지와 2단지와는 달리 입구부터 공사장 같았다.

상가들은 초록색 천까지 드리워져 오픈을 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잘 해결되겠죠.”

부동산 사장님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하셨다.

 

조합원 분담금 사태 때문인지 희한하게 단지 별 경계가 삼엄했다.

손목의 팔찌를 확인하면서 살짝 날카로운 어조로 이야기하더라.

곳곳에 플랜카드와 확성기와 띠를 두른 사람들이라 전혀 흥이 나지 않았다.

예전 사상중흥아파트 사전점검과는 분위기 사뭇 다르네.

나눠주는 음료도 커피랑 주스 뿐이고 팝콘이나 아이스크림은 없었다.

 

 

레이카운티의 분담금 분쟁

 

조합원이 내놓은 풀옵션 전세 물건을 볼 수 없다.

시공사에서는 이 날 조합원들의 집을 확인할 수 있는 키를 주지 않았다.

일반분양이 아닌 조합원 물건으로 전세를 들어가기로 했던 사람들

일이 이렇게 되어 부동산도 고민스럽다고.

그 분들은 날짜를 잘 맞추어 모든 일정을 세팅해놨을터인데.

그런데 이렇게 일정이 어그러지면 얼마나 손해가 클지.

하지만 지난번 둔촌 주공 구하기도 그랬듯이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1단지와 2단지 비교하기

 

레이카운티 사전점검 시작은 1단지.

처음에 1단지를 보고서는 큰 임팩트가 없었다.

그저 단정하구나. 이 정도.

꽃이 만발하고 하늘이 맑은 좋은 날씨의 가을날인데도 그 정도였다.

물론 비교군이 장전 래미안이면 이길 아파트는 없겠지.

게다가 최근에 워낙 많은 아파트들을 보고 다녀서인지 ㅎㅎ

 

1단지 안에도 단차가 있어서 좀 별로라고 생각했다.

단지 평탄화에 돈을 좀 썼다면 얼마나 좋을까.

 

1단지는 창신초 배정되면서도 2단지보다 합리적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한 단 위의 뒷동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

고바우에 대한 본능 단위의 싫어요, 감정.

그래서 앞쪽으로 배치된 동만 둘러보았다.

 

그리고 2단지로 건너왔다.

2단지에서 정말로 어이가 없어 한숨이 나왔다.

한 눈에 봐도 1단지보다 더 훌륭한 조경이었던 것이다.

같은 돈을 주고 입주했는데 조경이 이렇게 다를 일인가.

1단지 일반분양 집을 받은 지인은 이미 입이 불퉁하게 튀어나왔다.

 

앞서 1단지에서 레이카운티 고급화의 실패로 인한 결과들을 보고 실망했는데…

2단지에 조경을 이렇게 몰아주기까지 하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아까 말한대로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1단지를 고려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엘리베이터에 에어컨도 안 나오고, 단지별로 지하도 이동도 안되고.

외관은 올드한 도색인데다가 초등 배정은 갈갈이 찢어져 있는 상태다.

 

이런 단점들을 다 이해한다고 해도 조경까지 단지별 차이가 나면 2단지로 가지.

레이카운티를 레”2″카운티로 부르는 몇몇 분들의 마음을 알겠더라.

 

커뮤니티도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았다.

길이 25m 정도의 자그마한 수영장. 저걸 어디다 써먹지.

오전 나절의 아쿠아로빅?? 유지비는 나올까.

정말 좁은 도서관 내부를 보니 이게 자랑할 만한 커뮤니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학군 아니면 올 이유가 없는 아파트라고 결론 내리고 시무룩해졌다.

 

아이들이 기대했던 놀이터도 좀 시시했다.

예쁘고 깔끔하긴 한데 정말 아이들이 가지고 놀 법한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쇼윈도에 전시된 놀이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조차도 2단지가 조금 더 나았다.

 

1단지의 아파트에서는 단차가 있든 없든 2단지 뷰가 나온다.

2단지는 앞줄은 뻥뷰지만 커뮤니티 동 위의 뒷줄은 앞이 가린다.

하지만 앞줄은 도로의 소음에 노출되어 있고 뻥뷰라지만 볼 건 없다.

그리고 앞줄이든 뒷줄이든 빽빽하게 붙어있어 지하철 접근성은 좋았다.

아직도 지하철 역 주변이 파헤쳐져 있어 도보로 걸음 수를 잴 순 없었다.

 

 

 

84A 전세 물건을 고른다면 이것을 골라라

 

우연찮게 84A 타입 풀옵션이 장착된 집에 들어가서 구경만 하게 되었다.

일반분양 받은 사람이고 본인이 거주할 집이셨다.

 

안방에 슬라이딩 옷장 설치

이 날 보러 다닌 집들에서는 설치된 걸 한 번도 못 봤다.

수납력이 정말 어마어마했고, 옷장의 문이 유리인지 아크릴인지 아주 깔끔했다.

레이카운티 사전점검 안방 슬라이딩 장롱
레이카운티 사전점검 안방 슬라이딩 장롱

 

이게 없다면 전세 세입자는 장을 들고 들어와야 한다.

요새 세상에! 장롱을 사가지고! 전세를 다니면서 들고 다닌다고??

 

3연동 중문 옆에는 수납장

이 역시 수납력이 훌륭했다.

게다가 그 수납장 색깔도 벽지랑 맞춰서 아주 연한 회색이었다.

중문 옆 수납장은 <복도장>이라는 옵션이었다.

 

안방 앞 수납장

이것도 <침실1 앞 복도장>이라는 옵션이었는데 이렇게 하니 펜트리 없어도 오케이!

84A타입의 다소 부족한 수납이 복도 양 끝의 수납으로 완전해결이었다.

84A 전세 들어갈려면 이렇게 수납장 2개 다 있는 걸 골라야 한다.

 

안방 베란다와 거실 사이에 터닝도어

저것도 선택옵션이었다고 한다.

터닝도어가 없는 집은 베란다 벽면에 조명만 달랑 켜져 있었다.

저기에 왜 조명이 있나 했더니 터닝도어를 위한 것이었던 것이다.

풀옵션 집을 가보지 못했다면 모를 뻔 했다.

 

개수대의 위치 변경

맞바람이 통하는 주방창 아래에 있던 개수대를 아일랜드 옆으로 옮겼다.

그렇게 하면 씻은 접시를 바로 정리하기가 더욱 쉽다.

냉장고 위치까지 생각하면 냉장고에서 꺼낸 식재료 손질하기에도 더욱 가깝다.

 

옵션 중 스마트 오븐 렌지가 아닌 식세기 설치.

게다가 식세기를 개수대 오른편의 아일랜드 바로 밑에 배치했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바로 그릇을 집어 넣게 동선이 완성되었다.

다른 집은 그렇게 해두지 않았기에 바로 눈에 들어왔다.

 

미드웨이 그릇장도 싱크대 개수대 위에 바로 설치.

와. 이렇게 옵션을 주부의 동선 맞춰 짜놓은 집도 있구나.

그렇지 않은 집만 보다가 눈에 확 들어와서 너무 놀랐다.

 

심지어 아일랜드 아래의 수납장도 미닫이

식탁을 놓을 자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닫이가 편하다.

문을 열 때 식탁에 가로막히면 열지도 못할 거 아닌가.

이게 기본 옵션이 여닫이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욕실의 세면대 아래 수납장 색깔이 옅은 회색.

” 이 수납장 색깔도 옵션 선택 가능했어요? ”

” 네. 원래 파란색이었죠. ”

호불호를 많이 타는 파란색인데, 이 집은 그걸 바꿔버린 것이다.

 

‘ 아니, 전세 가격이 다 거기서 거긴데 이런 집을 전세로 들어가야지! ‘

 

결정타는 시스템 에어컨이 LG

조합원 옵션은 원래 삼성이었으나 이 집 주인은 LG로 했다고.

곰팡이 이슈 때문에 삼성의 무풍 에어컨을 굉장히 싫어하는 나는 감동했다.

백색가전은 LG다. 삼성은 아니지.

 

이렇게 주부의 하트를 훔치는 옵션을 짠 사람이 누군지 보고 싶었다.

그 정도로 옵션을 요리조리 잘 바꿔서 멋지게 장착한 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날 이렇게 풀옵션을 장착한 집은 이 집 외에는 보지 못했다.

 

김치냉장고는 대부분의 집들이 옵션으로 다 선택한 거 같았다.

 

 

그래서 레이카운티 전세 가는건가?

 

밖으로 나와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논의했다.

일단 배고파 죽겠는데 팝콘도 하나 안주는 사전점검을 비난해보고 시작.

 

지금 레이카운티의 매매가와 전세가는 엄청난 갭이 있었다.

같이 간 동행인도 매매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이들의 학업을 고려해서 어쩔 수 없이 들어온 이 동네에서 굳이 저 돈을 주고??

수능 치고 난 다음에는 굳이 사직동 거제동에 머물러 있을 생각이 없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전세 골라서 연장을 거듭할랬는데……

덕분에 전세가는 30평형대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싸다고 덥석 전세로 들어갈 일인가.

최근 벌어지는 전세 사기 사건들은 악독한 의도가 있는 경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저기서 세를 놓는 사람들이 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내 전세금으로 자신들의 급한 불을 끄고, 그러고 나서 돈이 사라진다면?

그럴 일은 절대 없을거야, 하기에는 세상이 그리 말랑하지 않아.

지나치게 매매금액과 전세금액의 갭이 크다.

 

최근의 경색된 주택 거래와 대출 고금리도 문제이다.

동행인은 여기 전세를 들어가고 싶어도 지금 사는 집이 팔리지 않았다.

” 내 집이 팔려야 여기 전세라도 들어갈텐데. ”

할 수 없이 대출을 더 내어 전세를 들어간다 해도 금리가 만만치 않다.

전세 들어간다고 고금리의 대출을 낼 수는 없을 거 같았다.

 

게다가 지금 조합원들의 분담금 문제가 아직 해결 전이다.

그러니 풀옵션이 빵빵했을 조합원 물건을 하나도 못 본 아쉬움이 문제였다.

오늘 우연히 구경만 한 집 빼고는 전부 일반분양 물건이었거든.

풀옵션 조합원 물건들을 보면서 느긋하게 전세 가격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되버린거, 혹시라도 나올 급매를 노릴까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단지의 고급화에도 실패한 아파트치고는 너무 비싸다.

또한 말한대로 2단지가 아니면 굳이? 라는 결론도 나온다.

아이들의 학업 문제를 제외하면 그 돈으로 굳이 여기 거주할 이유가 없는 거다.

일단 구입하고 나중에 팔고 나오면 되잖아, 라고 맘편히 생각할 수는 없다.

도저히 시세차익을 제대로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거든.

 

그러니 지금 돈이 있다면.

완전히 직주근접 조건을 만족하는 내 취향의 아파트를 사서 전세를 놓아두고.

레이카운티에는 아이 학령기 동안에만 전세로 길게 살고 싶다.

물론 이것도 8차선 건너는 창신 초등 재학 연령을 지나서부터 말이다.

 

중등일 때부터 6년 거주하고 나오는게 좋을 거 같았다.

만약 재수를 해야 한다면 서울 기숙학원으로 올려보낼테니까 말이다.

 

 

레이카운티 사전점검 감상

 

레이카운티 사전점검 한 마디로 말하면.

아쉽다. 너무나 아쉽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어쩌다 저 정도에 그쳐 버린건가, 레이카운티.

레”2″카운티라도 괜찮다면, 2단지 거주민이 되는 건 좋겠다.

 

하지만 아이들 학군이 걸린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이 돈 주고 여기에?

나라면 엘리베이터에 에어컨도 안 나오는 아파트에 살진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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