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아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이제는 대세인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영원한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카피라이터 프란시스 게러티(Frances Gere ty)가 1947년에 고안해 낸 문구다.

당시 다이아몬드를 판매하던 <드비어스> 회사는 다이아몬드 매출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이 카피를 동원한 캠페인을 론칭했었다.

이 문구 하나로 드비어스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그들의 사랑을 공고히 하는 필수 사치재로 다이아몬드를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바꾸어 말하면,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저런 캠페인을 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를 특별하게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실질적으로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말은 인류 역사의 거의 대부분 존재하지 않았다.

1900년대가 되어서야 연애결혼이라는 말이 보편화되었고 드비어스는 이에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광물질이라는 특성을 다이아몬드와 결부시켜 아름다운 환상을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투명한 아름다움에 빠진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를 신성시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 유명세가 하락했다.

바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다이아몬드 때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 Grown Diamond)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이다.

단단한 다이아몬드는 품질이 낮은 경우 날카로운 절삭력을 이용하여 공장에서도 많이 쓰이는데, 처음에는 바로 이런 산업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천연 다이아몬드 못지않은 품질로 천연 다이아몬드인지 아닌지 보석감정사조차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다이아몬드 씨앗에 메탄가스와 아르곤 산소 등을 주입해 원석을 키우는 식으로 만든다.

KDT다이아몬드에 따르면 100시간이면 1㎜ 크기의 씨앗이 1.3㎜ 정도로 자란다.

1캐럿을 가공할 수 있는 원석으로 만들기까지 400시간 정도 걸린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장점

 

가격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30~70%가량 저렴하다.

중간 마진을 챙기는 특정 국가와 회사들이 없으니 가능한 일이다.

적당한 실험장비를 갖추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다이아몬드를 생산해낼 수 있다.

 

윤리적인 채취

과거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비윤리적인 노동착취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노동을 하면 안되는 어린 아이들을 동원한 광산 채굴이나, 최저임금만을 주며 부려먹는 광산주들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워낙 폐쇄적인 광산의 특성상, 전혀 근절되지 못하였다.

 

친환경적

천연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려면 물 500ℓ가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

고작 1캐럿을 위해서 그만큼의 환경파괴를 해야한다.

하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약 18.5ℓ의 물을 소비한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탄소배출도 미미하다.

 

감정서 발급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가짜가 아니다.

성분상 완전히 천연과 동일하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성분, 굴절률, 분산도, 경도 등 광학적·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모두 같다.

콩고기를 두고 비슷한 식감이니 이것도 쇠고기입니다,라고 우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천연 다이아몬드 씨앗을 인공적으로 키운 것일 뿐이다.

혹자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아기도 사람이다]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보석 감정기관인 GIA, IGS, IGI 등에서 감정서도 발급하고 있다.

 

투명한 유통과정

영화로도 만들어진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는 이미 세계적인 이슈가 된지 오래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혹은 피의 다이아몬드 (conflict diamonds, hot diamonds, war diamonds 또는 red diamonds)는 전쟁 중인 지역(주로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로 그 수입금이 전쟁 수행을 위한 비용으로 충당되는 것을 지칭한다.

이런 식의 다이아몬드 유통문제는 테러범들의 비자금으로도 활용되어 많은 국가들의 골칫거리였다.

 

비정치적

최근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자금의 숨은 공신이기도 했던 다이아몬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드비어스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 강력한 라이벌 중 한 명인 레브 레비브와 손잡고 그에게 러시아 내 다이아몬드 광산을 개발하는 등 다이아몬드 산업을 키웠다.

이로 인해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러시아의 다이아몬드 산업 제재에 들어갔다.

결국 매년 40억 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 원석을 수출하던 러시아 알로사는 11월까지 원석 수출을 중단했다.

이렇게 정치적인 목적으로 생산량이 들쭉날쭉해지고 가격도 요동치게 될 수도 있는게 다이아몬드다.

하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위기의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캠페인을 다시 시작하고, 알로사가 다이아몬드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그만큼 천연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확실히 줄어들고 사람들이 관심이 식은 것을 의미한다.

새로이 홍보를 하고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드비어스는 이번의 새로운 캠페인에 무려 2,000만 달러를 투입한다고 한다.

특정 브랜드가 아닌 천연 다이아몬드 상품 전체를 홍보하여 다시 한 번 더 천연다이아몬드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드비어스.

하지만 요즘은 바야흐로 가치소비의 시대이다.

앞서 언급한 윤리적 소비, 친환경 소비에 가성비까지 추구할 수 있는 똑같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확실히 주어졌다.

성분, 굴절률, 경도 등 물리·화학적 특성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지만, 가격은 40%나 저렴하고 보증서까지 발생되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천연 다이아몬드가 압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우리나라에서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2021년 국내에서 처음, 세계에서는 8번째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한 KDT다이아몬드는 지난 3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ALOD(알로드)를 론칭했다.

알로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에 고급 주얼리를 다루는 백화점들이 발빠르게 대응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가장 먼저 런칭하여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심상치 않음을 느낀 신세계 백화점도 가세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0월 16일에 ‘랩그로운(Laboratory Grown) 다이아몬드’ 온라인 기획전 및 팝업 행사를 기획했다.

이번 행사에는 팝업 기념 이벤트도 있다.

국내 최초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에 성공한 2021년 12월 31일을 기념해 선착순 1천231명을 대상으로 ‘럭키드로우’를 해 총 9.4캐럿 규모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증정한다.

럭셔리 유통 명가가 아닌 중소 보석 브랜드들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랜드그룹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도 지난해 연말 로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100개 한정수량을 내놓았는데 온라인 공식몰에서 3분 만에 완판됐다.

상반기 100만원대에 출시한 로이드의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3주 만에 1000개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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